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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말씀

  2021 신년사

계명대학교 총장 신일희

  •     새로운 한 해가 시작되었습니다. 신축년 맑은 새해 아침에 국내외에서 활동하고 있는 계명의 모든 가족을 생각하고, 같은 희망의 성실한 새해를 다 함께 시작할 수 있기를 바라면서 인사와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시간이 빨리 지나간다고 하지만 경자년처럼 황망하게 지나간 시간을 찾기는 쉽지 않을 것입니다. 온 세상이 불확실하고 인간사회가 무기력해지는 황망한 중에도 우리는 정순모 이사장님과 법인 임원님들의 지도와 이재하 총동창회장님과 모든 동문의 지원 및 지역사회의 도움에 힘입어 우리 본연의 책무가 소홀해지지 않도록 노력하였습니다. 급격히 달라진 교육 환경의 혼란스러운 조건 아래서도 연구와 교육 및 제반 행정의 내용과 방법을 새롭게 개발하여 왔으며, 지역과 국가를 위해 우리가 하여야 할 일들을 추진해 왔습니다. 학교를 신뢰해 주시고 힘 되어 주신 모든 분께 감사와 존경의 말씀을 드립니다.

        교수님들은 다양한 학문적 업적을 이루어 국제적으로도 인정받았으며 각종 상을 수상했습니다. 교직원 선생님들도 오랜 기간 동안 학교를 안정되고 청결한 공간으로 유지해 오면서 제반 업무를 진행해 왔습니다. 또한, 경제적으로 어려운 시기에 교수와 직원 선생님들이 제자들을 위해 자비로 학업장려금을 마련해 준 일, 모든 구성원이 지난 2004년부터 지금까지 매월 봉급의 1%를 기부하여 만든 기금으로 국내외의 취약 교육 기구와 지역을 지원하고 있는 일, 원시적인 미생물의 출현이 만물의 영장을 절망에 빠트릴 때 우리의 의료진이 보여준 헌신의 행동, 대학 전체 운영을 주말이나 방학 없이 이끌어 나가시는 보직자들의 한결같은 노력 등은 모든 계명인이 일상생활에서 보여주는 신조의 표현이라 생각하며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특히 대구동산병원의 가족들께 존경의 말씀을 드립니다. 코로나로 인해 지역과 국가의 의료 체계가 거의 마비되어 있을 때 우리 의료진이 자신들의 전문성은 물론이고 병원 자체를 환자들의 치료를 위해 즉시 제공했습니다. 질병 극복을 위해 실천한 자원봉사는 그 당시 ABC와 BBC, 지난 연말에 BBC 등 국제 언론의 관심을 집중시킨 경이로운 사안이었습니다. 우리 의료진이 매일같이 감염 가능성에 노출되어 있으면서도 환자들을 위해 행한 일은 가히 자아희생의 구현이라고 하겠습니다. 전체 의료원 또한 특정 긴급 상황에 대처하는 일뿐만 아니고, 일상적인 의료 행위에서도 큰 업적을 이루었습니다. 계명대 동산병원이 올해 심장이식 수술 50례를 이루어 전국 5위권에 진입했고, 국가의 의료질 평가에서도 대구‧경북지역에서 유일하게 4년 연속 1등급을 획득했습니다. 겸허한 마음으로 자랑스럽게 생각하며 축하합니다.

        우리 제자들도 초유의 수업 상황에서 당황하지 않고 주어진 의무를 이행해 왔습니다. 등교나 수업 준비과정에서 필요한 각종 방역 조치 준수에도 총학생회를 중심으로 대학인으로서의 자세를 차질 없이 유지해 왔고, 수업 방법에 있어서도 대면이건 원격이건 필요에 따라 적절히 적응해 왔습니다. 특별히 고맙게 생각하는 것은 코로나 사태가 심각했던 국가에서 입국한 유학생들에게도 동료로서 정상적으로 친절하게 대해준 점입니다. 한가지 애석하게 생각하는 것은 코로나로 인해 국내외의 각종 경연대회 등이 취소됨으로써 학생 본인들의 우수한 능력을 현장에서 경쟁적으로 입증할 기회가 없었다는 일입니다. 그래도 우리 제자들은 내일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러나 새해를 맞는 지금은 지난해의 성과에 만족하고 안주할 때가 아닙니다. 지난날의 일들을 재점검해야 하겠습니다. 먼저, 지난 한 해 동안에만 코로나에 8천여 만 명이 감염되고, 180여 만 명의 인간 생명체가 무의미하게 숨지는 상황을 우리가 체험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우리를 둘러싼 죽음을 직시하고, 야유적으로 존재의 허무감 속에서 생명의 존엄성을 재인식하게 되었습니다. 동시에 미미한 생명체라도 인간과 다름없이 생태계의 일부라는 사실을 인지했습니다. 아울러 다른 생명체와 달리 인간의 가치는 자아와 타자와의 윤리적인 관계 속에서 형성되며, 이공학적인 이성이 생산하는 모든 기자재나 약제품은 본질적인 윤리성을 보완하기 위한, 필요한 도구, 그러나 도구 이상은 아니라는 사실도 체험을 통해 인식하게 되었습니다.

        대학의 증후군이라고 할 수 있는 결점들을 생각해 봅니다. 연구와 교육은 이제까지 전공학과의 벽 속에서 진행되었습니다. 학과의 벽을 초월할 수 있는 대학 사회를 원했으나 오히려 전공이 더 세분되고, 이제는 하나의 전공학과가 다수의 개인 교수-소학과로 변하고 있습니다. 학과 및 대학 공동체 의식은 조금씩 쇠퇴하고, 제자들의 학과 소속감과 전공이나 학문에 대한 애착이 상실되기 시작했다고 반성할 수 있겠습니다. 국가와 대학의 총체적 위기를 생각하면서 계명은 새롭게 터득한 윤리성의 지혜를 학문 연찬과 포괄적인 제자 교육에 적극적으로 적용해야 하겠습니다. 교수-소학과 중심에서 의지적으로 강화된 학문 및 학생 중심의 과정으로 돌아가야 하겠습니다.

  •     코로나와 함께 등장할 코로나 친인척 변종들이 계속해서 설상가상의 문제를 제기할 것입니다. 피할 수 없이 정례화된 영상 교육은 이미 양날의 칼이 되었습니다. 영상 교육이 질병 감염의 예방과 개설 강좌의 유연성은 제공한다고 하겠지만, 지식 전달을 목적으로 하는 비대면 교육의 기본 성격은 스승-제자의 가치 훼손이라고 하겠습니다. 인간적인 얼굴이 보이지 않는 전문가의 지식 전달이 교육 현장에서 직접 지도하는 스승의 가르침을 선행하게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또한, 스승 이외의 필히 상황적 교육자가 되어야 하는 사회적 인간관계와 환경적 대자연의 기능이 마비될 것이고, 사회 및 생활 정서적 거리두기가 인간-제자를 고립된 생명체나 유아독존적 개체로 변질시키는 위험에 노출시킬 수 있을 것입니다.

        우리가 당면한 제 문제들이 우리의 소명 의식과 이행 방법을 둔화시킬 수 있는 함정이 될 것입니다. 그러나 내일의 시대가 이미 제기하고 있는 여러 문제의 답은 어제의 체험에 내재하고 있습니다. 그런 문제들 외에도 오늘날 우리가 옹호해야 할 생각의 자유와 이루어야 할 산업혁명 등은 우리의 막중한 책무입니다. 그러나 깊이 유의할 사항은 자유가 부여하는 사고의 다양성이 질서의 방종이나 제자들을 오도하는 방편으로 타락할 수 없고, 부의 축적을 주된 목적으로 삼는 산업성이 존재 본질적인 윤리성의 침해나 문화 주체적인 인간 정신의 장애가 될 수 없다는 계명의 신념입니다. 계명이 수호해야 할 것은 학교의 설립 이념이 되는 진리, 정의, 사랑이며, 그 이념과 직결되어있는 자유 민주의 정신과 헌신적 윤리성이라는 가치입니다.

        올해 신축년은 흰 소띠의 해입니다. 우리 모두가 같은, 흰 소띠가 되어 열정과 헌신의 노력으로 어둡도록 불확실한 세상을 향해 희도록 밝은 빛을 열어 나갑시다. 계명대학교와 계명가족의 길을 하나님이 인도해 주시기를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계명대학교 총장 신일희

  • 자료 담당부서비서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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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수정일2021-01-11